한국이 히토류 핵심 가공 기지로 떠오르는 이유, 두 가지 호재

중국이 오랫동안 꽉 쥐고 있던 희토류 공급망 판도가, 최근 두 가지 호재로 흔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수혜의 중심에 한국이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 글에서는 그 두 가지 호재가 무엇인지, 그리고 한국이 왜 희토류 핵심 가공 기지로 떠오르는지 정리하겠습니다.


희토류가 왜 중요한가

희토류는 전기차 모터, 로봇, 미사일 유도장치, 풍력발전기에 들어가는 고성능 영구자석의 핵심 원료입니다.

단순히 땅에서 캐기만 하면 끝나는 광물이 아니라, 원석을 분리·정제한 뒤 금속과 합금, 자석으로 가공해야만 실제 산업에 쓸 수 있습니다.

문제는 지금까지 중국이 채굴부터 정제, 자석 생산까지 공급망 대부분을 사실상 쥐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 보고서에 따르면 2021~2024년 미국이 수입한 희토류의 71%가 중국산이었고, 이 기간 미국이 수입한 테르븀 등 중희토류는 전량 중국산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은 희토류 수출을 사실상 무기처럼 활용하며 전기차·로봇·방산 산업을 압박할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 호재: 미국산 희토류가 한국·일본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MP머티리얼스·에너지퓨얼스·피닉스테일링스가 생산한 희토류가 정작 미국이 아니라 한국과 일본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지난달 미국 정부로부터 7억 2500만 달러(약 1조 929억 원)의 조건부 지원을 받은 에너지퓨얼스의 로스 배푸 CEO는 "조만간 한국에 산화물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MP머티리얼스는 이미 2023년 국내 기업 성안머티리얼스와 연 240톤 규모의 희토류 공급계약을 맺었고, 성안은 이 원료로 영구자석용 금속을 제조하고 있습니다.

피닉스테일링스의 닉 마이어스 CEO는 "미국 방산 대기업들이 구매 계약을 서두르지 않으면, 생산 물량이 한국과 일본 고객사에 먼저 팔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미국은 광산과 산화물 생산 역량은 키우고 있지만, 이를 실제 자석으로 가공할 제조 기반과 이를 당장 사줄 고객이 부족합니다.

희토류 전문 컨설턴트 존 오머로드에 따르면, 중국을 제외한 네오디뮴철붕소(NdFeB) 자석 생산량은 한국이 연간 2000~3000톤, 일본이 연간 1만~1만 5000톤 수준입니다.

반면 한국은 현대차, 로봇, 방산, 전자 산업처럼 희토류 자석을 계속 사줄 고객이 이미 갖춰져 있습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국 리엘레멘트 테크놀로지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2030년까지 연간 최대 3000톤 규모의 희토류 산화물 공급을 목표로 북미 내 원료 확보-정제-자석 제조-재활용을 잇는 통합 생산 모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즉 미국 입장에서도 희토류를 창고에 쌓아두는 것보다, 자석과 완제품으로 바꿔줄 한국에 먼저 보내는 편이 훨씬 현실적인 선택이 되고 있습니다.


두 번째 호재: 몽골과의 CEPA 원칙적 타결

이렇게 준비돼 있던 한국에도 부족한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안정적으로 확보할 상류 원료, 즉 가공할 광물 자체입니다.

여기서 두 번째 호재가 터졌습니다.

지난 7월 9일(현지시간), 몽골을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갖고 한-몽골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의 원칙적 타결을 선언했습니다.

이 협정의 가장 큰 성과는 구리, 몰리브덴, 희토류 등 몽골산 핵심광물에 부과되던 2~5%의 수입관세를 협정 발효 즉시 철폐하기로 한 것입니다.

몽골은 구리 매장량 세계 7위, 몰리브덴 생산량 세계 9위 수준의 자원 부국이며, 희토류 매장량도 세계 상위권으로 평가받습니다.

양국은 경제협력 챕터 안에 에너지·광물 분야 협력 근거도 명문화했습니다.

이미 지난해 12월 울란바타르에 개소한 "희소금속협력센터"를 중심으로 기술 협력을 확대해 왔는데, 이번 협정으로 이 협력 사업이 제도적으로 뒷받침받게 됩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몽골 비즈니스포럼에서 "구리와 몰리브덴, 텅스텐, 희토류 등 풍부한 광물을 보유한 몽골과 기술·자본·물류 경쟁력을 갖춘 대한민국이 협력한다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직 완전히 확정된 건 아닙니다

다만 균형 있게 봐야 할 부분들이 있습니다.

CEPA는 이번에 "원칙적 타결"을 선언한 것이며, 정식 서명과 발효까지는 아직 절차가 남아 있습니다.

산업통상부도 상품 시장개방과 원산지 기준 등 주요 내용에는 합의했지만, 일부 기술적 사항은 추가 실무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몽골이 바다가 없는 내륙국이라는 지리적 한계도 있습니다.

광물을 한국까지 실어오려면 결국 중국이나 러시아의 철도와 항만을 거쳐야 할 가능성이 큽니다.

즉 몽골과 손잡는다고 해서 중국에 대한 물류 의존도가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중요한 변화입니다

그럼에도 이번 두 가지 흐름이 중요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미국산 희토류는 이미 실제로 한국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몽골에서는 새로운 원료를 직접 확보할 길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의 희토류 공급망에서 가장 취약했던 "상류 원료" 부분을 채우는 퍼즐 조각에 가깝습니다.

한편 중국도 이런 흐름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지난해 4월 희토류 17종 중 테르븀·디스프로슘을 포함한 중희토류 7종의 대미 수출 통제를 시행했고, 같은 해 10월 5종을 추가했으며, 최근에는 자석 제조 기술 수출까지 통제하며 자원 무기화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LS에코에너지가 베트남 호찌민 생산법인에 약 285억 원을 투자해 희토류 금속화 설비를 구축하는 등, 중국을 배제한 밸류체인 구축에 속도를 내는 기업들이 늘고 있습니다.


Economy Reader 투자 인사이트

이번 사안에서 투자자가 확인해야 할 체크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우리는 앞으로 "히토류를 어디서 캐느냐"가 아니라 "누가 원료를 자석으로 바꾸고, 그 자석을 실제 산업에 연결하는지"를 봐야 합니다. 채굴 단계보다 가공·자석화 단계에서 한국이 갖는 위치가 이번 흐름의 핵심입니다.

둘째, CEPA의 정식 서명과 발효 시점을 계속 확인해야 합니다. 지금은 원칙적 타결 단계이며, 실제 관세 철폐 효과가 나타나려면 정식 발효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셋째, 미국 희토류 기업들과 국내 기업 간 계약 규모가 실제로 얼마나 확대되는지를 지켜봐야 합니다. MP머티리얼스·성안의 240톤 계약, 포스코인터내셔널·리엘레멘트의 2030년 3000톤 목표 같은 초기 계약들이 앞으로 얼마나 늘어나는지가 관건입니다.

넷째, 물류 경로의 현실적 제약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몽골이 내륙국이라는 지리적 한계 때문에, 중국·러시아 철도망에 대한 의존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결론

한국이 히토류 핵심 국가로 꼽히는 이유는, 원료를 직접 캐서가 아니라 원료를 자석으로 바꾸고 그 자석을 실제 산업에 공급할 수 있는 가공·수요 기반을 이미 갖췄기 때문입니다.

미국 정부 지원을 받는 희토류 기업들의 물량이 정작 미국이 아닌 한국·일본으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몽골과의 CEPA 원칙적 타결로 중국을 거치지 않는 새로운 원료 확보 경로가 열리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다만 CEPA의 정식 발효, 몽골의 내륙국이라는 물류 제약 같은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어, 이 흐름이 실제 공급망 재편으로 이어지는 속도를 계속 지켜봐야 합니다.


FAQ

Q. 한국이 희토류를 직접 채굴하게 되는 건가요?

A. 아닙니다. 이번 흐름의 핵심은 채굴이 아니라 가공(정제·자석화)과 수요처 역할입니다. 한국은 희토류 원석을 캐는 나라라기보다, 중국 밖에서 나온 희토류가 실제 산업에 쓰이기 전에 거쳐가는 핵심 가공 기지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Q. 몽골과의 CEPA는 언제부터 효력이 발생하나요?

A. 아직 원칙적 타결 단계입니다. 정식 서명과 발효까지는 추가 실무 협의와 절차가 남아 있어, 실제 관세 철폐 효과가 나타나는 시점은 이후 발표를 확인해야 합니다.

Q. 미국은 왜 자국이 지원한 희토류를 한국·일본에 파나요?

A. 미국은 채굴과 산화물 생산 능력은 확대하고 있지만, 이를 실제 고성능 자석으로 만들 제조 기반과 이를 대량으로 구매할 국내 고객이 아직 부족합니다. 반면 한국과 일본은 자동차·전자·방산 산업에서 이미 안정적인 수요처를 갖추고 있어, 미국 기업 입장에서도 현실적인 판매처가 됩니다.

Q. 몽골과 손잡으면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크게 줄어드나요?

A. 완전히 그렇지는 않습니다. 몽골은 바다가 없는 내륙국이라, 광물을 한국까지 운송하려면 중국이나 러시아의 철도·항만을 거쳐야 할 가능성이 큽니다. 원료 확보처는 다변화되지만, 물류 경로의 대중국 의존은 당장 해소되기 어렵습니다.

Q. 이 흐름에서 국내 어떤 기업들을 주목해야 하나요?

A. 성안머티리얼스(MP머티리얼스와 공급계약), 포스코인터내셔널(미국 리엘레멘트와 협력, 몽골 협력 창구), LS에코에너지(베트남 희토류 금속화 설비 투자) 등이 이번 흐름과 직접 연관된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투자 유의사항: 본 글은 공개된 정부 발표와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한 분석 콘텐츠이며, 특정 종목이나 국가·산업에 대한 투자를 권유하거나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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